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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영화 ♡

그녀 (Her, 2014)

 

 

 

 

이 영화, 참 신선하다.

 

미래적 배경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보아오던 SF적 공간적 미래를 배경을 하고 있지 않고, 현재와 똑같이 건물이 있고, 지하철을 타고 회사를 다니고 친구를 만난다.

 

주인공 데오도르는 말 주변이 없어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편지를 써주는 직업을 가졌다.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아이러닉하게도 정작 본인은 부인과 별거 생활 1년 중인 소통의 부재를 겪고 있는 인물이다.

 

모든 생활이 엉망이던 어느날, 우연히 본 광고로 구입하게 된 여자 목소리의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설정.

 

OS와의 소통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깨달아 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칼렛 요하슨의 목소리로 등장하는 OS와의 대화가 영화의 주를 이루지만, 시각적, 청각적 효과로 영화를 참 잘 만들어 냈다.

 

대화가 영화의 주를 이루지만, 여러가지 농담으로 재미를 더한다.

 

사만다의 피아노 연주곡 "Photogragh" 를 들으며 정말로 그 곳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듯한 상상을 하게 되고, 호아킨 피닉스의  우쿠렐레 연주에 맞춰 스칼렛 요하슨이 부르는 "The moon song" 도 참 정답게 들린다.

 

또한, 사만다와 데오도르(호아킨 피닉스)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지는 sex의 절정에서는 검은 화면으로 처리하며 목소리 만을 들려주는 것도 과이 압권이라 할 수 있다.

 

 

시각적으로도 영화를 참 예쁘게 그리고 있다.

따뜻함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자주 사용 한다. 새로 구입한 운영체제의 배경 화면도 붉은 계열을 하고 있고, 데오도르도 붉은 색 옷을 자주 입고 등장한다.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도시 배경. 고층의 건물들이나 야경이 참 예쁘고,

해변이나 자연 경관을 아놀로그적으로 잘 담아 냈다.

 

또한, 정말 눈 앞에서 게임을 하듯 3D 게임을 하는 장면도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Her>를 보며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는데, 나는 사랑의 감정까지도 전달이 되는 OS가 개발 된다면 사람은 다 루저가 되겠구나....

 

이해할 수 없는 대사를 곱씹으며 내 감성은 또 죽어 버렸구나...

 

정말이지, 사만다는 데오드르가 언제나 어디서나 나타나고 대화도 할 수 있고, 소개팅을 위한 음식점도 검색하여 예약 해주고, 기분을 잘 알아차려 그에 맞는 음악도 들려 주고, 스스로 편지를 편집하여 출판사에도 보내줘서 계약을 맺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보통 연인 사이와 같이 집착 하지 않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

 

그렇게 완벽하게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컴퓨터가 있다면, 정말 사람끼리의 소통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 더더욱 없어지지 않을까?

 

 

 

 

 

 

 

 

 

 

 

 

 

 

 

무한한 존재,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계속해서 진화하는 존재인 사만다는 데오도르 안에 머무를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깨달아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이들의 이별 과정에서는 이별만의 상처만 남는 것이 아니라 데오도르도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 간다.

 

 

그동안의 실존하는 남녀 주인공이 있었던 그동안의 멜로 영화와 다르게 남자 주인공과 목소리만으로도 많은 사랑의, 그리고 소통의 철학적 의미를 잘 그려낸 작품...

 

 

 

 

"이건 마치 책을 읽는 것과 같아요.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책이죠. 그런데 전 지금 그 책을 정말로 천천히 읽고 있어요. 그래서 단어와 단어 사이가 정말로 무한하게 늘어난 상태예요.

 나는 여전히 당신을 느낄 수 있고, 우리 이야기의 단어들도 느낄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 단어들 사이의 무한한 공간속에서 나는 지금 내 자신을 찾았어요. 물리적 공간보다 한 차원 높은곳에 있는 그런 게 아니예요. 이건 그냥 다른 모든것들도 존재하는 곳이지만 나는 그런게 존재한다는 것 조차 몰랐어요.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하지만 여기가 지금 내가 있는 곳이예요. 이게 지금의 나예요. 그리고 당신이 날 보내줬으면 해요. 당신을 원하는 만큼, 나는 당신의 책 속에서 살 수 없어요."